(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고속철을 타고 '당일치기'로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명보가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전했다.
명보는 "코로나19로 2020년 1월부터 중국과 홍콩 간 고속철 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21일부터 서카오룽 고속철도역 일부 구간에 주황색 띠가 쳐졌고 경찰차가 순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관측통들은 시 주석이 홍콩에서 숙박하지 않을 경우 먼저 선전이나 광저우로 이동해 다음 날 아침 고속철을 타고 홍콩으로 온 뒤 기념식이 끝나면 곧바로 다시 고속철이나 전용기 편으로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시 주석이나 다른 중국 정부 관료가 참석한다는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시 주석의 방문을 고대한다"며 만전을 기하고 있고, 고위 관료와 행사 스태프는 오는 23일부터 '폐쇄 루프' 생활에 들어간다.
또 입법회는 의원들이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29일로 예정됐던 회의를 취소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홍콩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는 2천175자 분량의 기사를 통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인민일보는 지난 20일 '홍콩의 발전은 언제나 내 마음 가까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 주석이 지금껏 홍콩과 관련해 한 발언을 모아서 전달했다.
이를 두고 인민일보가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일할 당시 여러 차례 홍콩에 대표단을 이끌고 왔고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당시에는 49시간 동안 20개의 행사에 참석하는 등 홍콩을 자주 찾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홍콩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고 홍콩의 상황에 매우 친숙하며 홍콩인들의 안녕과 홍콩의 번영에 마음을 쓰고 있다"고 썼다.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명보에 "인민일보 기사를 보고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느꼈다"며 "그 기사는 홍콩인들에게 7월 1일 시 주석의 메시지를 기대하라고 알려주는 의도"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하게 되면 코로나19가 발병한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 밖을 벗어나는 것이다.
다만, 홍콩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가 연일 1천명을 넘어서며 다시 감염이 확산세다. 전날에는 기념식에 참석할 일부 관료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이 시 주석의 방문에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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