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작업 탈레반에 의존하나 한계"…아프간 "사망자 1천명 넘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1천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강진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라미즈 알라크바로브 유엔 인도주의 아프가니스탄 상주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을 통해 "거의 2천 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알라크바로브 조정관은 "아프가니스탄의 평균적인 가족 규모가 최소 7∼8명이고 한 집에 여러 가족이 사는 경우도 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피해가 커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지진에 아프가니스탄 당국과 유엔 산하기구 등이 현장에 나가 수색과 구조를 돕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라크바로브 조정관은 "유엔은 잔해 밑에 깔린 사람들을 꺼낼 도구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작업은 대부분 사실상의 (탈레반) 당국에 의존해야 하지만, 그들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비와 강풍으로 현재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례적인 폭우와 추위를 고려할 때 재난 피해자들에게 비상 대피소를 제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크 부대변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다수의 NGO(비정부기구)들이 보건의료팀과 의약품, 의료장비를 지진이 발생한 파크티카주와 호스트주에 배치했다.
WHO는 파크티카주 바르말과 기얀에 비상의약품 100상자를 전달했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최소 12팀의 의료 인력을 기얀에 급파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미 1천900만 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번 지진으로 식량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수년간의 분쟁과 경제적 고난, 굶주림으로 고생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애도를 보낸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유엔 팀들이 총동원돼 현장에서 초기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파크티카주에서는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당국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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