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베로도네츠크·리시찬스크 맹폭격…돈바스 점령 가까워져
우크라군, 보급선·최정예부대 손실…"마리우폴 함락 이후 최악의 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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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김동현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함락 이후 최악의 수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의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와 강을 사이에 둔 이웃 도시 리시찬스크를 상대로 혹독한 폭격을 이어가면서 루한스크 지역의 마지막 저항을 뿌리치는 데 바짝 다가섰다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한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부어 도시를 초토화하는 것은 마리우폴 함락에서처럼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구사하는 이른바 '평탄화' 전략이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경찰서와 주 보안청사, 검찰청 건물을 목표로 리시찬스크로 진격하고 있다며 "대규모 포격으로 기간시설과 주택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베로도네츠크 역시 매일 같이 폭격을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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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크라이나 민간인 약 500명과, 숫자가 파악되지 않은 우크라이나 군인과 함께 은신한 아조트 화학공장을 제외한 세베로도네츠크 전역은 러시아군의 수중에 넘어간 상태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 남쪽에 있는 마을인 로스쿠티브카와 레이-올렉산드리브카 두 곳을 점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영국 국방부도 일일 상황 보고에서 러시아군이 19일 이후 리시찬스크 남부 방향으로 5km 이상 진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일부 우크라이나군 부대가 아마도 포위당하는 것을 피하고자 철수했다면서 최근 병력을 지원받은 러시아군이 대규모 화력을 집중하면서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병력이 집중된 지역의 가장자리를 따라 서서히 전진하면서 리시찬스크,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있다"면서 "다만 포위망을 더 깊게 해 도네츠크 서부 지역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향후 며칠이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히 장악하려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결정적인 시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와 관련, 러시아군이 곧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와 단절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21일 말했다.
이들 '쌍둥이 도시'가 함락되면 러시아는 루한스크 전역을 통제하게 돼 인접한 도네츠크주에 전력을 집중, 전쟁의 명분으로 삼은 '돈바스 해방' 목표에 한 걸음 더 근접하게 된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우리는)정말로 가장 어려운 지점에 있다"며 "점령군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수세에 몰렸음을 시인했다.
그는 두 도시를 사수하기 위한 전투가 "두려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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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쟁연구소(ISW) 역시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 남부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시베르스키 도네츠강을 건너야 하는 어려운 작전에 굳이 돌입하지 않고도 향후 며칠 내로 리시찬스크를 위협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의 폭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세베로도네츠크 외곽과 인근 도시에서 항전하고 있고, 리시찬스크에서는 지대가 높은 지형적 이점을 활용해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지 우크라이나군의 보급선은 계속된 폭격으로 갈수록 약화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최정예 부대 상당수도 수개월에 걸친 공습과 포격으로 심각한 손실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몇주 동안 완강히 저항했으나 지난 며칠 동안 분위기가 반전됐다면서 우크라이나로서는 마리우폴 함락 이래 최악의 한 주를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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