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충격에 매수세 끊겨…용산 상승 멈추고, 고양시 하락 전환
전국 아파트값도 낙폭 확대…'비수기' 전세시장도 약보합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의 충격파로 인해 서울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보려는 다주택자 등의 매물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매수세가 사라진 영향이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 아파트값이 3월 대선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됐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3% 하락했다. 최근 4주 연속 하락세이면서 지난주(-0.02%)보다 낙폭도 커졌다. 낙폭으로는 올해 2월 28일(-0.03%) 조사 이후 최대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강북·성북구 등 강북지역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강북구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5%로 낙폭이 커졌고 도봉구는 -0.02%에서 -0.04%로, 노원구와 성북구는 각각 -0.04%에서 -0.0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금리 인상을 비롯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에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시세보다 5천만∼6천만원 낮춘 급매물도 안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4구로 묶인 동남권도 지난주 대비 아파트값이 0.01% 하락했다. 올해 대선 직전인 3월 7일(-0.01%) 조사 이후 석달여 만에 첫 하락이다.
서초구의 아파트값은 0.02% 올라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일부 초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으나 거래량은 많지 않다.
강남구는 지난주에 이어 3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고, 송파구(-0.02%)와 강동구(-0.03%)는 지난주보다 낙폭이 0.01%포인트(p) 각각 확대됐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은 계속 나오는데 직전 최고가 대비 2억원 떨어진 매물도 안팔릴 정도"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연장되고 대상도 확대되면서 거래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이전 호재로 대선 이후 강세가 지속돼온 용산구는 최근 12주간 이어온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됐다.
경기도(-0.03%)와 인천(-0.06%) 아파트값도 각각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0.01%p 커짐에 따라 수도권(-0.04%) 아파트값 하락폭도 지난주보다 0.01%p 확대됐다.
경기도에서는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던 고양시가 0.01% 하락해 상승세를 멈췄고, 성남 분당구는 0.03% 올라 지난주(0.04%)보다 오름폭이 둔화됐다.
지방에서는 부산 아파트값이 최근 4주 연속 보합에서 이번주 0.01% 떨어지며 약세로 돌아섰다.
대구(-0.18%), 세종(-0.15%), 전남(-0.08%), 대전(-0.04%), 울산(-0.02%) 등지도 약세를 보이면서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0.02%)보다 확대된 0.03% 하락했다.
전셋값은 비수기를 맞아 서울이 지난주에 이어 0.01% 하락했고 인천(-0.09%)과 경기(-0.02%)도 약세가 지속됐다.
정부가 지난 21일 상생임대인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임대차 보완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8월 이후에도 급격한 전셋값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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