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대통령 "러 에너지 보복에도 준비됐다"

입력 2022-06-23 17:43   수정 2022-06-23 18:11

리투아니아 대통령 "러 에너지 보복에도 준비됐다"
구소련 전력망 의존도 낮춰와…"러, 군사적 도전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에너지 보복'에 대처할 준비가 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BRELL(전력망) 시스템 차단 등 러시아의 비우호적인 조치에 준비됐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18일 러시아의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州)로 가는 화물 운송을 제한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에 러시아가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하면서 러시아가 송전을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BRELL은 러시아, 벨라루스,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사이에 연동되는 통합 전력 시스템으로 발트 3국은 구소련에서 1991년 독립한 이후에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이 시스템에 의존해왔다.
리투아니아는 BRELL 의존도를 낮추려고 유럽 전력망과 동기화에 착수했다.
유사시 러시아의 전력 차단에 대비해 지난해 유럽 대륙 전력망과 신속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폴란드와 연결되는 전력 장비를 설치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2025년을 목표로 발트 3국을 구소련 전력망에서 분리해 유럽의 전력망에 연결하는 16억 유로(약 2조1천900억 원) 규모 사업의 일환이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에너지 보복엔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리투아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만큼 러시아가 군사적 측면에서 우리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러시아의 실체를 밝히고 그들(러시아)이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과 협박을 쓰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번 사례(리투아니아와 러시아의 갈등)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토록 건방지게 우리를 협박하는데도 우리가 러시아 체면을 살려줘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와의 마찰 국면에서 EU와 유대감을 느낀다면서 제재 보폭을 맞춰나가겠다며 "칼리닌그라드주로 가지 못하는 (EU 제재 대상) 물품 목록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U 집행위원회가 그 (제재) 내용을 러시아 당국자에게 설명한다면 EU나 러시아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현재의 긴장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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