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나토 정상회의 앞서 중러, 미국 견제하며 세 확산 시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미국·유럽과 중국·러시아 진영간 대치가 심화하는 가운데, 중·러를 중심으로 한 신흥 5개국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23일 영상으로 개최됐다.
26∼28일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 정상회의, 29∼30일 스페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예정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브릭스를 무대로 세 확대를 꾀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회의를 주재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하고 독자 제재와 제재 남용에 반대하며 인류 운명공동체의 '대(大) 가족'으로 패권주의의 '소그룹'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 이어 연일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에 반대를 피력하며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 구축을 비판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경제 회복을 위해 힘을 결집하고 거시정책 조정을 강화하며,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되고 원활하게 보장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시도를 견제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진정한 다자주의'를 강조하면서 '수준높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발전의 새 시대를 함께 열자'는 이번 회의 주제와 관련해 회원국간에 교류를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간 관계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 규칙과 유엔 헌장의 핵심에 기반한 진정한 다극 시스템 구축을 향해 통일되고 긍정적인 경로를 형성하는 데 있어 브릭스 국가들의 리더십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로도 전략적 공조를 심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반대와 같은 어젠다에 다른 브릭스 회원국의 동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화상으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를 맹비난하면서, 브릭스 독자 경제권에 대한 계획을 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브릭스 회원국이면서 미국 주도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원국이기도 한 인도가 중국·러시아의 의중에 어느 정도 동조할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25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에는 브릭스 회원국에 다른 신흥국과 개도국을 참여시킨 '브릭스 플러스(+)' 성격의 '글로벌발전 고위급 대담회'가 열린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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