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유발한 제련소 폐쇄 조치에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코델코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다.
23일(현지시간) 칠레 언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코델코 노동자들은 사측이 제련소 1곳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에 반발해 전날 무기한 파업을 개시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으로 코델코 조업이 전면 마비됐다고 주장했으나, 칠레 정부는 셧다운까진 이어지지 않고 생산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지난 17일 칠레 정부가 수도 산티아고에서 서쪽으로 140㎞ 떨어진 곳에 있는 벤타나스 제련소의 폐쇄 결정을 밝힌 것이 촉발의 계기가 됐다.
최근 이 제련소 인근에 있는 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눈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기 중에선 유독한 이산화황이 기준치의 5배나 검출됐다.
이에 정부는 제련소 일대에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코델코 측은 제련소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시설 보수에 들어갔다.
노조는 사측의 시설 투자 부족으로 생긴 일이라며, 투자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그러나 아예 제련소 폐쇄를 결정했고, 노조는 곧바로 파업을 강행한 것이다.
칠레 정부는 코델코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면서도 "더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에 집중하겠다며 폐쇄 결정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지난주 코델코 이사회의 제련소 폐쇄 결정을 전하면서 "수많은 목숨이 우리가 초래한 환경 오염에 노출돼 있다. 칠레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코델코는 전 세계 구리의 8%가량을 생산하며, 칠레 국내총생산(GDP)의 10∼15%를 책임지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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