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가스 부족 계속되면 겨울엔 일부 산업 셧다운 불가피"
러, 독일행 천연가스 공급 대폭 줄여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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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이 러시아가 휘두르는 '에너지 강펀치'에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은 24일(현지시간) "가스 부족이 겨울철까지 이어지면 일부 산업은 '셧다운'(운영 중단)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베크 부총리는 이날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독일은 가스 부족 사태를 향해 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스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을 전망하면서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고 직원을 내보내야 할 수 있다. 공급망이 붕괴하고, 사람들은 빚을 내서 난방비를 내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태에 대응하는 기업·개인 지원 대책을 추가로 내놓겠다면서도 이런 대책만으로 충격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그러면서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가를 분열시키려는 책략"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내부에서부터 훼손하려는 푸틴의 계획이 실행되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16일부터 발트해를 관통해 독일까지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공급량을 60% 축소한 바 있다. 내달 11일부터는 열흘간 정비작업이 예정돼 있어 추가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구심점인 독일을 흔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하고 유럽의 대러시아 공동전선을 흔들기 위해 에너지를 무기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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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전날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에 대응해 가스 비상 공급계획 경보를 기존 '조기경보'(1단계)에서 '비상경보'(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의 에너지 비상 공급계획 경보는 조기·비상·위급 등 3개 단계다. 경보가 2단계로 상향조정되는 것은 에너지 공급 상황이 긴박해졌다는 의미다.
2단계가 시행되면 에너지 기업은 비용 증가분을 가정이나 기업에 전가할 수 있고 가스 소비 감축을 위해 석탄 발전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독일네트워크감독청(BNetzA)에 따르면 작년 가을 대비 가스값은 이미 30∼80% 올랐다. 앞으로 2∼3배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겨울엔 독일 정부가 가스 배급제를 실시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물가가 크게 올라가면 올라프 숄츠 정부가 민심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까지 국내에서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50%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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