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에 영국 식민 경험 54개국 모여…카가메 "영연방 재상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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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찰스 영국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르완다에서 열린 영연방(Commonwealth) 정상회의 연설에서 노예제도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찰스 왕세자는 이틀 일정으로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영연방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나는 노예제의 오래 지속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면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한 데 대해 개인적인 슬픔의 깊이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옛 영국 식민지를 중심으로 54개국이 결성한 영연방 기구의 뿌리도 역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에 있다고 시인했다.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영연방 가운데 일부 회원국은 영국의 식민지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촉구해왔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15∼19세기 동안 아프리카인 1천만 명 이상을 노예로 만들어 대서양 건너 카리브해 지역과 아메리카의 플랜테이션(대규모 상업 농장)으로 짐짝처럼 수송해 노역을 시켰으며, 다수가 그 과정에서 숨졌다.일부 카리브해 지역 국가 장관들은 영연방 회의에서 보상 문제를 포함해 노예제 유산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찰스 왕세자는 보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찰스 왕세자는 "우리가 모든 시민에 유익한 공통의 미래를 만들려면 우리의 과거를 시인하는 새로운 길을 발견해야 한다"면서 "매우 단순하게 말해서 지금 바로 그런 대화의 때가 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찰스 왕세자의 발언이 과거의 고통을 시인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주최국인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은 찰스 왕세자의 연설에 앞서 연단에서 색다른 견해를 표명했다. 르완다는 영국 식민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09년 영연방에 가입했다.
카가메 대통령은 "대영제국과 역사적 연관이 없는 새 회원국인 르완다에서 이런 모임이 개최된다는 사실 자체가 변화하는 세계에서 영연방을 다시 상상하는 우리의 선택을 웅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프랑스 식민지였던 토고와 가봉의 영연방 가입 신청을 검토한다. 이는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어 영향권이 매력을 잃고 영어권 국가 연합체가 매력적으로 됐음을 방증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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