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제에 맞서 '홍콩의 중국화' 박차 신호…'하나의 중국' 강조할듯
홍콩 코로나19 확산 감안 '온라인 참석' 가능성도 거론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1일 열리는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출석한다고 관영 통신 신화사가 25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은 홍콩 주권 반환(영국→중국) 25주년 기념 대회와 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홍콩에 가면 2019년 홍콩에서 대대적으로 발생한 반정부 시위 이후 첫 방문이 된다. 현지에서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강조하는 한편 대만 통일과 관련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시 주석이 대만, 신장과 더불어 미국과 유럽의 대 중국 공세가 집중되고 있는 홍콩을 방문한다면 그것은 서방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라 안팎에 과시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빠르게 진행되어온 '홍콩의 중국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찰 출신의 차기 행정장관 존 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존 리는 성명을 통해 "시 주석은 홍콩이 혼돈에서 안정과 번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점에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당일 연설 등을 통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을 아우르는 '하나의 중국'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며 국제사회에 했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공언에 대해 시 주석이 이번에 어떤 언급을 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시 주석은 홍콩을 방문하면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관을 본떠 건설해 다음 달 2일 정식 개관하는 홍콩 고궁박물관을 찾아 홍콩이 중국의 일부임을 강조할 것으로 홍콩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이 홍콩을 찾으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본격 확산한 2020년 1월 이래 2년 6개월 만에 중국 본토 바깥을 방문하는 일정이 된다.
시 주석은 과거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일할 당시 여러 차례 대표단을 이끌고 홍콩을 방문했고,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당시에는 49시간 동안 홍콩에 머물며 20개의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다만 신화통신의 보도에 시 주석이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 등에 '출석'한다고만 돼 있고 구체적인 방문 일정 등은 적시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영상 연설 등을 통한 '온라인 참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시 주석이 국제회의 등에 온라인으로 참가하는 경우 중국 관영매체 발표에는 '영상 방식으로 참석한다'고 적시하는데 이번 신화통신 보도에는 '영상 방식'이라는 표현이 없었다는 점에서 직접 방문할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만 시 주석이 2020년 초 이래 해외 순방을 하지 않고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에 매우 민감했다는 점에서 홍콩 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온라인 참석으로 최종 결정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홍콩 매체 성도일보는 홍콩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터에 신화통신이 '홍콩을 방문한다'거나 '홍콩을 시찰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은 점으로 미뤄 홍콩을 직접 방문할지 여부에 대해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는 최근 연일 하루 1천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반면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시 주석의 홍콩 체류 기간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일정의 유연성을 위한 것"이라며 "꼭 전염병 상황과 관련됐다고 볼 수는 없고 시 주석이 세부 일정을 공개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일정은 홍콩의 준비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