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털링대 연구…"3일은 폐수가 해변에 이르기에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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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바이러스가 물속 미세플라스틱에 들러붙어 3일간 전염성을 유지하며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털링대학 연구진은 설사를 유발하고 복통을 일으키는 장(腸) 내 바이러스인 로타바이러스 등이 물속 미세 플라스틱에 붙어 최대 3일간 전염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감기 바이러스처럼 지질막으로 둘러싸인 것과 로타바이러스나 노로바이러스처럼 막이 없는 것 등 두 종류의 바이러스를 놓고 실험한 결과, 막이 있는 바이러스는 막이 용해되면서 곧 소멸하지만 막이 없는 바이러스는 길이가 5㎜가 안 되는 작은 플라스틱에 들러붙어 생존했다.
연구 책임자인 리처드 퀼리엄 교수는 이번 연구가 물속에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처음 연구한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미세플라스틱에 들러붙는 것을 '히치하이킹'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3일간 전염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폐수 처리된 물이 해변에 이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폐수 처리 공장은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 플라스틱 입자는 매우 작아 수영객의 입속으로 들어가기 쉽고, 이에 바이러스를 조금만 삼켜도 병에 걸릴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일부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병원균이 이들 입자에 들러붙어 오래 생존한다면 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자연환경연구위원회가 후원한 185만 파운드(약 29억 원)짜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어떻게 옮기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연구 결과는 '환경 오염' 저널에 게재됐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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