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채새롬 홍유담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고 SK하이닉스[000660]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렸다.
KB증권은 28일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하반기 수급 개선이 지연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2만5천원으로 하향했다. 케이프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000660]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부품 공급망 차질로 하반기 메모리 수급 개선 지연이 예상돼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현재 견조한 서버와 아이폰 수요만으로는 하반기 스마트폰, PC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어렵다"며 "3∼4분기 D램,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 약세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PC는 소비자 중심의 수요 감소세가 지속하고 모바일은 중화권 봉쇄 영향으로 예상보다 수요가 악화했다"며 "올해 2분기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낸드 플래시는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의 반도체 공장 오염 사고 영향이 약화하면서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할 것"이라며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IT 수요 부진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9조6천890억원과 15조2천820억원에서 59조4천30억원과 14조3천980억원으로 낮췄다.
내년 예상 매출액은 62조580억원에서 60조58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1조1천590억원에서 10조4천650억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앞서 신영증권(17만원→15만원), NH투자증권(17만원→14만원), 현대차증권(15만5천원→13만원), SK증권(16만원→13) 등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증권사들은 다만, SK하이닉스 실적이 급감하거나 장기 침체기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사가 가격을 낮춰 무리하게 출하를 늘릴 유인이 부족해 D램 가격 하락 폭과 하락 기간은 제한될 것"이라며 "내년 공급 제약 요소들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가 추세적인 하락 사이클(침체기)로 진입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 연구원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침체기에 진입해도 과거 대비 메모리 재고가 낮고, 내년에 제한적인 생산능력 확대가 이뤄지는 만큼 2018년 4분기 같은 경착륙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나올 수 있는 수요 침체 악재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공급 제약이라는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