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무슬림 언론인이 다른 종교인의 감정을 훼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고 ANI통신 등 인도 언론과 외신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비영리 팩트 체크 매체 알트뉴스 공동 창립자인 모함메드 주바이르가 전날 오후 체포됐다.
경찰은 그가 2018년에 트위터에 올린 글이 특정 종교의 신을 의도적으로 모욕해 종교 감정을 훼손했다고 체포 이유를 밝혔다.
주바이르는 당시 글에서 한 호텔이 힌두교 하누만신의 이름으로 명칭을 바꾼 일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바이르는 알트뉴스를 운영하면서 소수 집단을 겨냥한 증오 연설을 비판하고 가짜 뉴스 검증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바이르가 체포되자 인권운동가, 언론인, 야권 정치인 등이 일제히 인도 당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인도 디지털 미디어 관련 단체인 DIGIPUG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권리가 있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그처럼 엄한 법이 언론인을 겨냥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권 지도자인 라훌 간디도 "진실의 목소리 하나를 체포하면 천 개의 목소리가 더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150위에 머무를 정도로 언론인이 여러 강압적 외부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후 무슬림 등 소수 집단과 인권 운동가에 대한 탄압이 더욱 강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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