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3.9%, 10년2개월래 최고…한달새 0.6%p↑'역대 최대'

입력 2022-06-29 06:00   수정 2022-06-29 09:02

기대인플레 3.9%, 10년2개월래 최고…한달새 0.6%p↑'역대 최대'
1년 체감상승률 4.0% 최고 기록…금리수준전망지수도 가장 높아
집값전망지수 13p↓…"금리 상승·이자부담·거래부진 등 때문"
소비자심리지수 1년4개월만에 100 아래로…"내수 받쳐주면 하락세 멈출 듯"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일반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새 0.6%포인트(p)나 뛰어 4%에 바싹 다가섰다.
소비자가 1년간 체감한 물가 상승률과 금리수준전망지수도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금리 상승과 주택 거래 부진 등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의 경우 13포인트 급락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3.3%)보다 0.6%포인트 오른 3.9%로 집계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기록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대해 "현재의 물가 흐름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제 식량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도 크고, 개인서비스나 외식 등 생활물가와 체감물가가 높은 점도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부터 2009년 7월까지,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일본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친 2011년 3월부터 1년 정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9%를 넘어 4%대에 이른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하지만 0.6%포인트 상승 속도는 과거보다 빠르다고 생각된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미국 빅 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등 관련 뉴스를 예전보다 많이 접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4.0%)도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뛰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조사 통계는 2013년부터 시작돼 시계열이 짧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9)도 역대 기록을 세웠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 따라서 지수가 5월(146)보다 3포인트 높아진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택가격전망지수(98)는 1개월 사이 13포인트나 떨어졌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황 팀장은 주택가격전망지수와 관련해 "대선 전에는 부동산 정책 변화, 대출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로 잠시 올랐지만, 금리가 계속 올라 이자 부담도 커진데다 매물과 거래량은 줄고 가격도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심리가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보다 6.2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5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향후경기전망(69·-15포인트), 현재경기판단(60·-14포인트), 생활형편전망(88·-5포인트), 현재생활형편(87·-2포인트), 소비지출전망(114·-2포인트), 가계수입전망(97·-1포인트)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황 팀장은 "체감 물가 상승, 미국의 긴축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도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전망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사태, 미국 금리 인상 등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며 "다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매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가 받쳐준다면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유류세 인하 등 물가 대책도 체감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3∼20일, 전국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shk99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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