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아니라는데…힐러리 클린턴 정계복귀론 '군불지피기'

입력 2022-06-29 06:05  

본인은 아니라는데…힐러리 클린턴 정계복귀론 '군불지피기'
일부 평론가, 대법 낙태권 판결 후 "여성권 앞장선 힐러리 나서야"
바이든 출마 의향은 걸림돌…트럼프에 패배전력·높은 비호감도 맹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정계 복귀론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조금씩 흘러나온다.
연방대법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연방 차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를 폐기한 이후 여성의 권리 확대에 앞장서 온 클린턴 전 장관이 재등판해 11월 중간선거 지원은 물론 2024년 대선 도전에도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성향 칼럼니스트인 후안 윌리엄스는 지난 27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게재한 칼럼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는 대법원 판결 후 민주당에는 여성권 회복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된 강력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힐러리 클린턴 한 명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중간선거의 핵심 공략 대상으로 통하는 도시와 시골 사이의 교외 지역 백인 여성을 향한 득표전에도 클린턴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 중인 존 엘리스도 클린턴이 정계에 복귀할 시점이라며 대법원의 결정은 클린턴이 잠행에서 벗어나 2024년 대선 도전을 선언할 길을 열어준다고 자신이 운영하는 뉴스 사이트에 적었다.
힐러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퍼스트레이디를 지내고, 뉴욕주 상원 의원에 국무장관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의 정치 거물이다.
2008년 민주당 경선 때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당시 신예로 통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다.
또 8년 뒤인 2016년에는 마침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극했지만 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동안 정계 복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28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힐러리 등판론은 현재 79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2024년이 되면 81세의 고령이어서 재출마를 장담할 수 없다는 민주당 내 우려와 연결돼 있다.
민주당 잠룡 중에 바이든 대통령을 제외하면 공화당 후보를 대적할 만한 거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위기의식 역시 민주당의 고민거리다.
엘리스는 "조 바이든은 너무 늙어 출마할 수 없다. 사실상 민주당의 모든 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대기석에도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정계에 복귀하거나 2024년 대선에 도전하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항간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재선 도전 의사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클린턴 전 장관 역시 이달 초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재도전 질문에 "불가능한 일"이라며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할 것이고 분명 출마할 의향이 있다. 이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분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2년생인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이라고 하지만 1947년생인 힐러리 역시 이미 74세로 나이가 적지 않다.
출마 결정 시 공화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76세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과 1년 4개월 차이밖에 나지 않아 나이를 강점으로 삼기 어렵다는 뜻이다.
더욱이 클린턴 전 장관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까지 했다.
올해 초 한 여론조사를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의 인지도는 97%로 매우 높았다. 그런데 호감도는 36%인 반면 비호감도가 41%로 더 높았다.
미 매체 내셔널리뷰의 짐 제러티 선임기자는 최근 기사에서 대부분 미국인은 물론 민주당 지지층도 클린턴을 미국이 정치, 사회적 분열에서 벗어나도록 인도할 인물로 보지 않는다며, 이는 클린턴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얼굴이 되거나 2024년 대선 후보로 되는 것이 좋은 선택은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CNN방송의 크리스 실리자 선임기자는 "힐러리 클린턴의 2024년에 대한 속삭임이 시작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클린턴 전 장관으로선 적어도 출마를 검토조차 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클린턴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그러나 '제로'(0)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