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에너지 위기 맞아 LNG 투자 확대 합의…공공자금 지원한다

입력 2022-06-29 11:57  

G7, 에너지 위기 맞아 LNG 투자 확대 합의…공공자금 지원한다
"석탄·석유보다는 그나마 오염 덜한 화석연료"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공공기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유럽 등지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보호를 이유로 화석연료인 LNG 사업 투자가 반대에 부딪혀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정치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G7 정상들은 26∼28일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사흘간의 회담을 마치고 낸 성명에서 LNG 공급량 증가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현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 부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LNG 사업 투자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해소에 기여하고 LNG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등을 덜 사용하기 위해 '고육책'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미국 경영자문업체 FTI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유럽에서 20개 이상의 LNG 프로젝트가 새로 발표됐거나 속도를 높였으며, 이들 프로젝트의 생산량을 합하면 2021년 기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의 80%를 대체할 수 있다.
특히 독일이 LNG 프로젝트에 앞장서고 있다.
연간 가스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온 독일은 최근 러시아가 가스공급량을 60% 줄이면서 겨울 가스 대란을 우려하는 처지가 된 가운데 지난 5월 LNG 수입 터미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의 최소 70%를 대체 가능한 용량을 갖춘 LNG 해상 부유식 터미널 4곳을 건설하기로 하고, 건설 승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LNG 터미널은 가스 하역·기화·저장·송출 기능을 갖춘 시설이다.
독일은 오는 12월 LNG 수입 터미널 가동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은 새로 짓는 여러 LNG 시설에서 향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글로벌 금융권의 흐름도 LNG 프로젝트에 우호적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에 주력해온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경우 이전에는 LNG 투자를 꺼렸지만, 이젠 LNG 저장시설이든 발트해 연안의 LNG 터미널이든 간에 모두 지원하고 있다.
EBRD의 녹색경제·기후변화 담당 임원인 해리 보이드 카펜터는 가스 탐사·생산은 지원하지 않지만 석탄·석유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스보다 더 많은 화석연료에서 가스로 전환 속도를 높이는 프로젝트는 더 이상 투자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베르너 호이어 유럽투자은행(EIB) 총재도 "LNG 터미널 자금 제공을 꺼려왔지만, 이젠 더는 이런 엄격한 입장을 취할 여유가 없다는 걸 안다"고 강조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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