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확장 억제 노린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정반대 결과 불러"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초읽기에 들어간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유럽 안보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경쟁 구도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70여 년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키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채 나토와 협력 관계만 유지하다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 가입을 결정하고 지난달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양국의 가입에 반대하던 기존 회원국 튀르키예(터키)가 이 같은 방침을 전격 철회하면서 나토 30개 회원국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을 나토 회원국으로 초청하고 가입 의정서에 서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가입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정식 가입을 위해서는 나토 30개 회원국 정부의 가입 의정서 서명과 의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나토의 신규 회원 가입 절차는 통상 8개월에서 1년가량 걸리지만,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러시아가 위협하는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은 나토에 있어 지난 수십년 사이 가장 중대한 확장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토는 1949년 4월 출범 이래 8차례에 걸쳐 12개 창설국에서 현재의 30개국으로 확대돼왔다.
나토는 1991년 옛 소련 해체 후 1995년 체코, 헝가리, 폴란드를 시작으로 동유럽과 발트3국으로 세력을 확장했고 2020년 3월 북마케도니아가 30번째 회원국이 된 이래 2년여 만에 32개국으로 확대되는 길에 들어서게 됐다.
이는 나토의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당장 러시아와 나토 동맹국들 사이의 국경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핀란드와 러시아의 육지 접경은 1천290㎞에 달해 가입 때 나토 동맹국들의 대러시아 육지 경계(현재 1천215㎞ 정도)가 2배로 늘어난다.
나토 동맹국의 동부 지역과 북유럽 방위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접한 발트해와 러시아가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북극권에서도 나토의 세력을 확장, 억지력을 한층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토의 새로운 활동무대가 될 발트해 중심부에는 길이 170㎞, 폭 52㎞에 달하는 스웨덴의 전략요충지 고틀란드섬도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대규모 대포와 탱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인구 550만명인 핀란드에는 군사 훈련을 받은 시민 90만명이 있으며, 전쟁 시 이 가운데 28만명을 배치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정식 회원국이 되면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명시한 나토 조약 5조의 적용을 받게 된다.
서방 지도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분적으로는 나토의 추가적 확장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나토의 확대라는 반대의 결과를 얻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축소를 원했으나 "이제 그는 자국 국경에 더 많은 나토를 두게 됐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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