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석달 연속 적자…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만
수출액 역대 최대…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입액 대폭 증가
6월 수출 증가율 16개월만에 한자릿수…화물연대 파업 등에 자동차 수출 감소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웃돌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수출입 통계를 1일 발표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5.6% 증가한 3천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천606억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의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1997년의 91억6천만달러였다.
상·하반기를 통틀어 반기 기준으로는 1996년 하반기의 125억5천만달러 적자가 최대 규모다.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든 월이 해당 월의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3월과 5월은 각각 월간 기준 1위,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3천412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으며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6억2천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14대 품목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 이차전지 등은 역대 상반기 1위의 실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받은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주요 8대 지역이 증가했으며 이 중 4대 주요 시장인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인도는 역대 상반기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은 수출액보다 많은 3천606억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0억달러 이상 증가한 879억달러로 집계돼 무역적자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87.5% 급증한 것이다.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철강·비철금속 등의 수입액이 늘어난 상황에서 최근 수입 증가세를 보이는 농산품도 적자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6월 무역수지는 24억7천만달러 적자를 보여 4월부터 석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수출은 5.4% 늘어난 577억3천만달러, 수입은 19.4% 증가한 602억달러였다.
조업일수 감소(2일)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에도 수출액은 역대 6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은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수출 증가율은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석유제품·철강 등은 6월 기준 역대 1위를 달성했고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생산·출하에 차질을 겪은 자동차·일반기계는 2.7%, 11.7% 각각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미국·인도에 대한 수출이 역대 6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에너지·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이 더 크게 늘었다.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137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63.7% 급증했다.
지난 3월부터 넉달 동안 수입액은 6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의 무역적자는 우리와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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