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집값도 두달째 하락…기준금리 인상에 주담보 대출금리 급등
"맬버른·시드니 집값, 내년까지 15% 하락 전망"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저금리의 영향으로 급등했던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의 집값이 최근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두 달 연속 하락했다고 호주 ABC방송이 1일 보도했다.
주택가격 정보분석업체 코어 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 전국 주택 가격은 0.6% 떨어졌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 가격이 각각 1.6%, 1.1% 하락한 영향이다.
두 도시 모두 2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2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각각 2.8%, 1.8% 하락했다. 두 도시의 주택 중위 가격은 각각 111만660 호주달러(약 9억9천만원), 79만8천198 호주달러(약 7억1천만원)를 기록했다.
이처럼 집값이 하락하는 것은 급등하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중앙은행이 지난 5월과 6월 기준 금리를 올렸고, 이에 맞춰 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일제히 올린 영향이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지난 5월 0.1%이던 기준금리를 0.35%로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지난달에는 0.85%로 0.5%포인트 올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RBA가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영향으로 호주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뛰고 있다.
호주 최대 은행인 코먼웰스 뱅크의 경우 1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99%로 1년 전보다 2.9%포인트 올랐다.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시장도 움츠러들고 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RBA가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전달 대비 6.4% 줄었다. 금리 상승의 영향을 고려하면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코어 로직 측은 지난 5월 말 기준 호주 대도시의 주택 경매 낙찰률이 60% 아래로 떨어졌다며 "부동산 시장이 매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의 금융투자회사 배런조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마스터스는 멜버른과 시드니의 집값이 내년 말까지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고소득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집단은 자산에서 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집값이 내려가면 대부분의 계층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자산 가격 하락이 앞으로 경제의 중요한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ABC에 말했다.
부동산 분석업체 프롭 트랙의 폴 라이언도 "주택 시장이 빠르게 둔화해 30년 만에 가장 급격한 가격 하락을 기록했다"며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집값 하락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