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혼돈에 북핵 문제 갈수록 쉽지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 겸 미국 대북 특별대표인 성김 대사가 한국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태어난 배경이 이제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계인 성김 대사는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국제학교를 찾아 이곳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분야 특강을 진행했다.
성김 대사는 자신도 어렸을 때 한국을 떠나 일본과 미국에서 생활했다며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 다른 언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렸을 때 경험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 태생의 김 대사는 중학생이던 1970년대 중반 부친을 따라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이민갔다.
성김 대사는 특히 최근에는 한국의 문화 등을 전 세계가 좋아하는 등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지녔다며 "한국계 미국인으로 일하는 것이 처음에는 단점으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배경이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내가 중요한 나라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것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북 특별 대사로 일하면서 갖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성김 대사는 "북한은 올해 들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수십 발의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지만 갈수록 복잡하고 예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국제사회에서 미·중, 미·러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김 대사는 "처음 6자회담을 했을 때는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를 잘 해줬지만, 최근에는 미·중, 미·러 관계가 좋지 않아 두 나라의 협조를 받기 더 어려워진 상태"라며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데 더 중점을 두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영어로 진행됐다. 하지만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 학생이 한국말로 질문하자 성김 대사도 한국말로 답하기도 했다.
그는 특강 후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특강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나와 같은 성장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어서 더 만나보고 싶었다"며 "어릴 때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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