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위험기관 14곳 중 12곳 에너지 기업…LH도 관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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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윤석열 정부 들어 에너지 공기업들이 대거 재무위험기관에 포함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비(非) 에너지 공기업 중에선 드물게 재무위험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선정한 재무위험기관 14곳 중 12곳이 에너지 공기업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등 한전 자회사, 지역난방공사가 사업 수익성 악화(징후)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석유공사와 광해광업공단, 가스공사, 석탄공사 등 자원 공기업은 재무구조 취약기관에 포함됐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 12곳을 빼고 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익성 악화 기관에, 코레일이 재무구조 취약기관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재무위험기관은 재무지표와 재무성과, 재무개선도 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이른바 '투자 부적격' 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수익성을 높이고 지출을 효율화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절차를 겪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작성기관 중 금융형 기관을 제외한 27개 기관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약 절반인 14곳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했다.
평가 작업을 마치고 나니 절반 가까운 공기업들이 빠져나간 가운데 에너지 공기업 12곳은 1곳도 빠짐없이 재무위험기관으로 들어갔다.
이를 두고 에너지 공기업들이 정부의 눈 밖에 난 것이 아닌지, 이들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조준하는 것이 아닌지 등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공기업을 딱히 목표로 삼지는 않았다"면서 "재무상황평가 기준선 이하이거나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공공기관을 선별했더니 이들이 모두 그대로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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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5개 발전 자회사는 수익성 악화기관으로 분류됐다.
한전의 경우 고유가 상황에서 에너지 믹스 변화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점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5조9천억원 상당의 영업적자를 낸 것도 수익성 악화기관으로 선정된 배경이 된다.
LH 역시 비에너지 공기업으로선 유일하게 수익성 악화 기관에 포함됐지만, 상대적으로 관리 강도가 높은 대상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221%로 재무위험기관 기준을 넘어섰지만, LH는 부채에 상응하는 대응자산이 있고 지난해 LH 사태 후속조치로 이미 상당 부분 구조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익성 악화기관보다 재무구조 취약기관을 더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관은 장기간에 걸친 수익성 악화로 취약한 재무구조가 굳어진 기관이 많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 중에서도 이미 자본잠식 단계로 들어간 석유공사와 지난해 부채비율이 378.9%를 기록한 가스공사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역시 구조조정 강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1조1천552억원 상당의 적자를 낸 데다 부채비율 역시 287.3%까지 올라 고강도 재정 건전화 계획을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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