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 의견 접근에도 '노조' 지위 인정 놓고 합의 불발
건설현장 자잿값 급등·줄잇는 파업에 '공사 멈추나' 긴장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레미콘 운송노동조합과 레미콘 제조사 간의 주말·휴일 협상도 결렬됐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레미콘 차량의 운송 거부가 주말과 휴일을 거쳐 주중까지 이어지면서 수도권의 158개 레미콘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건설 현장도 공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조는 지난 1일 생존권사수결의대회를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주말인 2일과 휴일인 3일 오후까지 제조사들과 협상을 이어갔다.
양측은 이날 협상에서 레미콘 운송료를 2년간 24%(1만3천500원)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운송 차주 측이 요구한 노조 인정 문제와 간부 대상의 타임오프 수당 지급 요구를 제조사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걸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레미콘 운송차주가 개인사업자여서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협상 결렬로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양측은 추가 협상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미콘운송노조의 파업으로 유진기업[023410](17개), 삼표산업(15개), 아주산업(7개) 등을 비롯해 수도권 14개 권역의 158개 레미콘 제조사 공장은 일제히 가동을 멈춘 상태다. 이날 하루 매출 피해액만 300억원에 이른다.
레미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과 이른 장마까지 겹쳐 6월과 7월의 근무 일수가 얼마 안 되는데 레미콘운송노조의 파업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양측이 최대한 협의해 조기에 타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미콘 운송이 중단되면서 건설 현장도 비상이다.
이미 콘크리트 타설이 예정됐던 일부 골조 공사 현장의 관련 작업이 중단된 가운데 월요일인 4일부터는 피해 현장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난달 8일간의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레미콘운송노조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마철인데다 이번주 수도권의 비 예보가 있긴 하지만 레미콘운송노조의 파업이 길어질 경우 건설현장의 공기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기초 작업 등 공사 초기 현장은 레미콘 타설이 안 되면 다른 공정으로 돌려 공사를 진행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초기 건설현장은 올스톱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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