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극동서 불법 벌채 주로 발생…추적 시스템 개선 필요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에서 아시아 지역 등으로 이뤄지는 불법 목재 수출로 매년 러시아 산림이 대거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테르팍스 통신과 극동 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러시아 자바이칼주 체르노브스키 지방 법원은 조직을 구성해 26억 루블(624억원) 상당의 소나무 등을 중국에 밀수출한 혐의 등으로 관내 중국인 거주자 A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600만 루블(1억4천400만원)을 선고했다.
현지 당국은 밀수를 위해 보관 중이던 6천400㎥ 상당의 목재도 발견했다.
최근 연해주에서도 목재를 불법적으로 수출해온 조직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등에 검거됐다.
연해주 정부 관계자는 "밀수출한 목재는 3천㎥ 이상으로, 피해액이 2억5천만 루블(60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이르쿠츠크주에서도 4억 루블(96억원) 상당 목재를 아시아 등으로 밀수출한 남성 2명이 적발돼 재판을 받고 있다.
피고인들은 2012∼2014년 당국 허가 없이 중국과 한국,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목재를 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처럼 무단 벌목한 목재를 해외로 빼돌리는 사건은 러시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현지 매체 플러스원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무단 벌채로 해마다 1천만~3천만㎥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주로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시베리아와 우랄 지역의 경우 대규모 무단 벌목으로 숲 주변 강 수위가 높아지고, 인근 마을은 이전보다 잦은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산사태 또한 이전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
불법 벌채 꾼들이 나무 몸통만 가져가고 가지는 남겨놓는 까닭에 숲에 어지럽게 흩어진 마른 가지는 대규모 산불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특히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산림면적을 보유한 것을 고려할 때 반복하는 대규모 불법 벌채는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키고 생물 종 다양성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까닭에 관련 전문가 등은 불법 벌채로부터 숲을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해 벌목에서부터 수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천연 숲에서 무단 벌채가 이뤄지지 않도록 방치된 농지에 숲을 조성해 합법적인 산림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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