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최전방서 재블린 사용법 가르치는 '美 자원봉사자'

입력 2022-07-04 16:25   수정 2022-07-04 22:25

우크라 최전방서 재블린 사용법 가르치는 '美 자원봉사자'
군사경력 화려한 미군 경력자들…스스로 우크라 날아가 교관 자처
자칭 '모차르트그룹'…러 용병단 '와그너그룹' 빗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오랜 기간 미군에서 활동하다 퇴역한 군사 전문가들이 미 국방부의 승인 없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자발적으로 '전투 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우려하는 미 당국이 자국군 장병을 우크라이나 내에 절대 진입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전투 경험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로서는 이런 교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31년간 미 해병대에서 복무하고 퇴역한 앤드루 밀번 전 대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장병 2천500명을 대상으로 기초 군사훈련부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발사법 등을 교육했다고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밀번 전 대령이 현지에서 만나 연이 닿은 사람 중 그와 비슷한 자원봉사자만 약 2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모차르트 그룹'으로 부른다. 잔혹하기로 이름난 러시아 용병그룹 '와그너 그룹'을 비꼬는 이름이다.
밀번은 NYT에 "우리가 미군이 수행할 수 없는 방식으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와 아무런 관련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 특수부대 소속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등지에서 전장을 경험한 60살의 퇴역 노장 페리 블랙번 전 중령도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현지 장병을 상대로 기초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훈련교관 외에도 최전선의 전투원이나 부상자 후송팀, 폭탄 제거반, 군수 전문가 등으로 활약하며 미 당국과는 아무런 관련 없이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날아온 군사 베테랑들이 적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부상자 후송 봉사자들의 통계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다친 미국인은 최소 21명이다. 사망자도 2명 있었고, 러시아군에 포획당한 미국인도 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오히려 전쟁 확산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에 대해 이들은 NYT에 "우크라이나 전사들이 러시아군에 맞서 더 잘 싸울수록 전쟁 확산을 억제할 힘이 세진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다 잠시 미국 플로리다 집으로 돌아온 블랙번 전 중령은 "우리는 미군과 어떤 소통도 없다"고 강한 어조로 밝히고 "미 국방부는 우리를 지켜야 하는 어떤 책임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때문에 미국이 전쟁에 끌려들어 갈 위험이 있다는 경고와 함께 과거 미국에 큰 상처를 줬던 베트남전을 떠올리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러시아분석국장 출신으로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에 있는 조지 비비 국장은 "베트남전에서처럼 미군의 작은 개입이 큰 위험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문제는 우크라이나 상황은 베트남전 때보다 더욱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베트남전 초기인 1955년 미국은 당시 베트남 군사분계선 이남의 남베트남 군사를 훈련하기 위해 300명을 파견하는 것으로 '소규모 개입'을 시작했다.
이후 상황에 대응할 때마다 미국의 개입 규모가 확대됐고, 결국 1964년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베트남의 전면전이 벌어졌다. 이 전쟁으로 미군 5만8천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미국은 전쟁에서 이기지도 못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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