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법에 서명한 지 9일만에 또 총기 참사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6명의 사망자와 20여명의 부상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폭력과의 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건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에 또다시 슬픔을 안겨준 무차별적인 총기 폭력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아직 잡히지 않은 총격범 긴급 수색을 지원하도록 연방 법집행기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일리노이주(州)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행렬에 대한 무차별 총기 난사로 최소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퍼레이드 행렬 인근 건물 옥상에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18∼20세 백인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를 뒤쫓고 있다.
이번 사건은 뉴욕주와 텍사스주 등 최근 잇따른 총격 참사 이후 여야가 초당적인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지 9일 만에 발생했다.
이 법안은 총기를 사려는 18∼21세의 신원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관계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에서 실질적인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된 것은 1993년 돌격소총 금지법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한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나는 최근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생명을 살리는 조치들이 포함된 초당적인 총기 개혁 법안에 서명했다"며 "하지만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 총기 폭력 확산과 맞서 싸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총기 규제법안 서명을 기념해 오는 11일 최근의 총기 피해자 가족을 백악관에 초청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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