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의 경기후퇴 시기 모두 실업률 상승…올 상반기는 오히려 하락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하지만 고용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경기후퇴를 12번 겪었는데, 그때마다 매번 GDP는 감소하고 실업은 증가했다.
하지만 경기후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있는 최근엔 매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GDP는 1분기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그럴 것으로 보이지만,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4%에서 올 5월 3.6%로 오히려 내렸다.
이는 경기후퇴를 예상하는 이들에게 수수께끼와 같다며 미국이 경기후퇴에 있거나 그에 근접하고 있다면 그 모습은 과거의 경기후퇴와는 다를 것임을 의미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미국 경제의 상황을 예전에 회자했던 '고용 없는 성장'을 살짝 뒤틀어 '고용이 풍부한 경기후퇴'라고 명명했다. 단,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한 일부 기업들은 고용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식적으로 경기후퇴 여부를 판정할 때 여러 경제지표를 참고하는데, 그동안 NBER이 경기후퇴로 규정한 시기 매번 고용상황이 악화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예컨대 1960년 경기후퇴엔 실업률이 1.9%포인트 증가했고, 2020년 코로나19발 경기후퇴엔 11.2%포인트나 급증했다.
2차대전 이후 12번의 경기후퇴 시기 실업률은 평균(중간값) 3.5%포인트 증가했다.
WSJ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5명 중 2명꼴로 미국이 내년에 경기후퇴에 들어갈 가능성을 최소 50%로 봤지만, 실업률이 많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이들은 미국 실업률이 올해 말에는 3.9%, 내년 말은 4.6%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2차대전 이후 경기후퇴 시기 실업률이 이렇게 낮은 적은 없었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 교수이자 NBER 위원인 로버트 고든은 "당분간 고용 수치와 GDP 수치가 상충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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