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분류체계'에 가스 추가될까…EU 의회, 6일 표결

입력 2022-07-0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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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분류체계'에 가스 추가될까…EU 의회, 6일 표결
블룸버그 "러 '에너지 권력' 강화 우려에 부결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연합(EU) 의회가 친환경 투자 기준인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가스와 원전을 포함시키는 안에 대한 투표를 앞두고 부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스 투자가 늘어나면 결국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유럽 의존도를 심화하고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EU 의회는 오는 6일 본회의를 열고 가스와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EU 집행위원회(행정부격)의 제안을 두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EU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녹색' 경제 활동으로 인정되는 목록을 담은 분류 체계다.
EU의 기후, 환경 목표에 맞는 민간 투자 목적의 경제 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과 조건을 담고 있어 기업과 투자자, 정책 입안자가 투자 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도구로 여겨진다.
집행위가 2월 초 내놓은 이 제안은 처음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당초 관측됐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비판 의견은 먼저 우크라이나 쪽에서 나왔다.
안드리이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집행위 제안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보고 러시아 가스에 대한 유럽 의존도를 영속화한다며 유럽 의회가 제안을 거절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환경변호사인 스비트라나 로만코는 "가스를 (택소노미에)포함하는 것은 푸틴의 권력 장악과 유럽에 대한 공포정치를 더 공고히 할 뿐"이라며 "푸틴에게 있어서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폴 탕 EU 의원은 "어떤 것이 미래를 위한 지침이고 무엇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라며 "(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것은)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5일에는 EU 소위원회인 환경위원회와 경제위원회에서 반대 결의안을 찬성 76대 반대 62, 기권 4로 통과시켰다.
만약 의회가 본회의에서 가스와 원전을 택소노미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낸다면 EU 집행위의 택소노미 방안은 이행되지 않는다.
결국 EU 집행위는 제안서 내용을 수정하거나 철회해 처음부터 다시 짜야한다.
제안서가 뒤집히려면 의원 과반수(353명/705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EU 집행위의 입장은 원자력과 가스가 안전성과 환경성과 관련한 엄격한 조건을 충족한다면 석탄과 같이 오염이 가장 심한 화석 연료에서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가격이 치솟고 에너지가 러시아의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되며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가스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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