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대처에 이란은 뒷전…중동 내 美우방 불안 커져"

입력 2022-07-06 11:33  

"러·중 대처에 이란은 뒷전…중동 내 美우방 불안 커져"
이란, 군사적 도발 수위 조금씩 높여 미국 '레드라인' 시험
사우디·이스라엘 불안…"미, 우방 이익까지 적극 보호 불확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처하느라 중동에 덜 개입할 것으로 보는 중동 내 친미 진영 국가들의 불안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을 겨냥한 러시아, 이란의 중동 내 '도발 행위'가 최근 거세졌다는 점을 주목하며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시리아 내 미군 기지에 있는 반군의 주둔지를 전투기로 공습했다.
시리아 내전 때부터 러시아는 미국과 직접 충돌을 피하려고 민감한 군사작전을 미리 알리지만 이번엔 불과 35분 전에 통보됐다.
러시아 항공기가 분쟁회피를 위해 약속된 절차를 무시하고 시리아 상공에서 미군기를 위협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전략적으로 제휴하는 이란과, 이란이 후원하는 중동 내 대리세력도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달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속단정이 걸프해역에서 미국 군함에 45m 정도까지 근접해 위협하고, 1월엔 예멘의 친이란 반군이 아랍에미리트(UAE)의 미군 주둔 기지를 겨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NBC 방송은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 이란의 도발은 작년 10월부터 29건에 달한다.
WP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중국 때문에 중동 내 위협이 주목받지 않는 독특한 순간을 맞았다고 봤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UAE 등 중동 내 미국의 우방과 동맹이 미국의 전쟁 자본이 다른 곳으로 투입된다고 인식하는 까닭에 인내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라파엘 코언은 "미국이 이란을 억제하지 않으면 UAE, 사우디, 이스라엘 등이 스스로 이란을 억제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점이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해결하려고 애써야 할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수위가 조금씩 높아지는 러시아와 이란의 이 같은 중동 내 위협은 미국의 '레드라인'을 시험해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패권 행보에 대응하느라 중동에 쏟을 자원이 예전같지 않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군사적 도발에 어느 수위와 방식으로 반응하는 지 알아보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원이 다른 지역에 집중되는 사이에 중동에서 군사적 도발을 일상화해 자극에 둔감하는 시도도 병행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국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은 "저들은 우리의 한계라고 생각하는 지점까지 다가선 뒤에 우리 레드라인을 바꾸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슬랜틱카운슬의 윌리엄 웩슬러는 "이란은 미국의 레드라인이 어디인지 일상적으로 떠보면서 거기에 접근한다"며 "이란은 이미 미국의 여러 행정부를 상대로 자신에 유리한 쪽으로 용납되는 행위를 이런 식으로 확인해왔다"고 말했다.
레드라인이 갖는 억제력은 보통 두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레드라인에 대한 내부의 구체적 합의를 외부에 뚜렷하게 알려 적대 세력이 지키도록 하는 방식이 있고, 압도적 군사력을 갖추고 군사개입 여부를 상대가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도록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방식도 있다.
현재 미국 관리들은 중동 내 레드라인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지만 미국인과 자산을 겨냥한 위협에는 특별히 단호한 태도를 드러낸다는 대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매슈 매키니스는 "미국인이 죽으면 대응하겠지만 미국이나 미국의 협력국, 동맹국의 이익이 훼손될 때에는 어떨지 모른다는 게 현 위치"라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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