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모래를 이용한 이색적인 에너지 저장 장치인 '모래 배터리'가 세계 최초로 핀란드 남서부 칸카안페 마을에 등장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B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에너지 저장장치는 높이 7m, 폭 4m인 철제 컨테이너에 모래 100t을 담은 형태다.
해가 떴을 때나 바람이 불 때만 전력이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해 에너지를 오래 저장하기 위한 장치다.
작동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생산된 전력을 이용해 저항 가열방식으로 뜨겁게 데워진 공기를 모래를 통과하는 관을 돌면서 모래를 500∼600도까지 달군다.
이렇게 모래에 저장된 열에너지는 열교환기를 통해 물을 데우고, 이 물이 각 가정과 수영장 등 공공시설로 보내져 난방에 쓰이는 방식이다.
달궈진 모래는 잘 식지 않아 수개월간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여름에 데웠다가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에 쓸 수 있다는 게 '모래 배터리' 생산 업체의 주장이다.
모래 배터리 생산업체 '폴라 나이트 에너지'에 따르면 이 저장장치의 수명은 10년이며, 저장용량은 20GWh로 독성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모래 배터리는 비싸고 희귀한 금속인 리튬에 의존한 리튬 이온 충전 배터리를 대체할 장치로로 쓸 수 있다고 이 업체는 기대했다.
현재 모래 배터리는 난방에만 이용되지만, 앞으로는 모래에서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것이 과제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다만 지금의 기술로는 과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 공동 창업자인 마르쿠 일뢰넨은 "이번 혁신은 스마트·그린 에너지 활용에 기여할 것"이라며 "모래 배터리가 많은 열이 필요한 산업시설에 에너지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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