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7~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중국이 G20이 G7처럼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에 강한 경계를 보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7일 논평을 통해 중국 당국의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G20은 서방의 독점적인 클럽이 아니며, 미국이 이 기회를 이용해 (G20을) 반러, 반중 플랫폼으로 바꾸는 것은 몽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G20은 지정학적 충돌을 일으켜 세계를 분열시키는 G7과 달리 경제 혼란과 식량 위기와 같은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신흥 강대국들을 대표한다"며 "G20은 서방의 전유물이 아니고 미국이 보유한 플랫폼도 아니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서방이 주도하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5일 안드레이 이바노비치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대사를 만나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각 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확대길 원한다"며 "유엔,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등 다자 틀 내에서의 협력을 끊임없이 심화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G20 등 다자 틀 내 협력 심화'를 언급한 것은 G20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공세에 맞서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서방 국가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평상시처럼' 러시아를 대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공세를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실상 러시아의 편에 선 중국은 G20은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을 아우르는 경제협의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이슈를 회피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5월 25일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설립 초기부터 G20은 경제포럼이지 정치포럼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 "G20은 거시경제 정책의 조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이 우크라이나 문제 등 정치 이슈를 주요 의제로 다루는 것은 목적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코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중국은 인도네시아가 G20 의장국으로서 '공동의 회복과 강한 회복'이란 주제에 집중해 발리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경제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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