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조치 해제로 내수경기 회복세 이어져…고용시장 양호"
7월 경제동향…"대외여건 악화가 경기 회복 제약 요인"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가 더 나빠지지도, 더 좋아지지도 않은 상태가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KDI는 7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이 개선됐으나 대외여건의 악화로 제조업은 정체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KDI는 우리 경제가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경제동향'에서는 우리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해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달 동향에서는 여전히 대외 여건의 악화 등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서비스업이 개선되며 경기 회복세가 크지 않은 수준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달에 '경기 회복세 약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여전히 경기 회복세가 있다는 의미"라며 "최근 경기는 더 나빠지거나 더 좋아지는 것 없이, 완만한 수준에서 회복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7.5% 늘어나 전월 증가율(5.0%)보다 커졌다. 숙박 및 음식점업(20.5%),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1.9%) 등의 증가 폭이 컸다.
이러한 영향으로 5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7.1%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0.8%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최근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끊고 상승세로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만에 상승했다.
고용 회복세도 강화되는 모습이었다. 대면 서비스업 반등의 영향으로 5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3만5천명 증가해 전월 증가 폭(86만5천명)보다 확대됐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제조업은 정체되고 물가 상승세는 가팔랐다.
제조업 등을 포함한 5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치며 둔화한 흐름을 지속했다. 전자부품(-13.8%), 반도체(-1.7%) 등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등의 경제 심리도 위축됐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2.6)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96.4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100보다 낮으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0% 급등해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위험 요인에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 심리 지표도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에 대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82,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은 80으로 각각 전월보다 3포인트, 5포인트 떨어졌다.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5.4%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19.4% 증가하면서 6월 무역수지는 24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무역 적자는 103억달러로 집계 이래 상반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정 실장은 "위험 요인이 여전히 많이 쌓여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도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미국·유로존 등이 지금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 이를 세계 경제가 얼마나 견디느냐에 따라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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