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硏 보고서…"금리 오르면 주택조달 비용 증가해 수요·거래 줄어"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금리 상승기 진입 후 12∼15개월 뒤부터 집값이 순차적으로 하락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지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토연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 가변적인 영향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연구는 199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이용해 금리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KB부동산·한국부동산원의 통계와 시간 불변 벡터 자기 회귀 모형, 국소 투영법, 시간 가변모수 벡터 자기 회귀 모형 등 다양한 분석 모델이 활용됐다.
분석 결과 금리는 집값에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런 방향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금리 인하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금리를 인상한 경우 6개월 안에 집값이 하락하는 등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리 인하기 진입시 금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난 반면 금리 상승기에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금리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국소 투영법 분석 결과 금리 인하기에는 금리 충격이 발생한 직후부터 집값이 상승하는 등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났으며 금리 인상의 영향도 15∼18개월 유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충격이 발생한 뒤 12∼15개월의 시차를 두고 금리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차이는 금리가 내리면 주택 구입 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지만,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이 증가해 주택 수요와 거래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리는 주택시장의 수요 형성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금리 변동은 주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고물가에 따라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보완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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