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황에 힘받았나…개도국 규합 의지 다지는 중러

입력 2022-07-08 12:24  

우크라 전황에 힘받았나…개도국 규합 의지 다지는 중러
외교장관 대면회담·양국 집권당 영상대화 같은 날 개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기세가 상승하는 흐름 속에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소통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7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또 같은 날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보리스 그리즐로프 최고위원회 의장과 영상통화를 하고, 당 대 당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대외연락부가 밝혔다.
아울러 지난 6일에는 중러우호·평화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 중국 측 주석인 샤바오룽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부주석이 위원회의 러시아측 카운터파트와 위원회 설립 25주년 기념 영상회담을 개최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8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일에는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안드레이 이바노비치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와 만나 양국간 전략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7일 만난 왕이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현 국제정세 속에서 개발도상국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왕 부장은 "패권 행태에 반대하고 일방주의에 저항하는 것은 광대한 개도국의 공통된 마음의 소리"라고 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협력과, 유엔헌장 및 국제법 수호를 위해 한 역할이 개도국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엔 헌장의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 원칙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러시아 외교장관이 유엔 헌장 및 국제법 수호를 주장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기한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GDI)와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의 중요 이념을 지지하며, 중국과 협력 및 조율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국의 안보가 다른 나라의 안보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안보 불가분' 원칙을 핵심으로 하는 GSI는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반대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소통은 2월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한 우크라 전쟁이 4개월 이상 경과하면서 우크라이나 및 서방과 러시아의 기세가 역방향으로 교차하는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대오는 국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시험대에 올라 있는 반면 개전 이후 한때 고전했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중국은 우크라 전쟁 개전 초반 러시아와 중국을 '원 팀'으로 간주하는 서방의 견제에 부담을 느끼는 듯 외교적으로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공세적으로 전환한 듯한 양상이다.
중국은 지난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영상 정상회의 개최 등을 계기로 최근 러시아와 함께 개도국 진영을 중심으로 반 서방 동조 세력을 규합하는데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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