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방위군 권한 확대 두고 "선거 노린 비도덕적 조치" 비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 텍사스주의 강경 이민정책을 비판하며, 멕시코계 미국인들을 향해 반(反)이민 성향의 후보나 정당을 뽑지 말라고 촉구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텍사스주가 이민자 단속에 주(州) 방위군을 투입하기로 한 것을 두고 "선거를 목적으로 반이민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비도덕적"이라고 꼬집었다.
멕시코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이민자와 멕시코인들을 함부로 대하는 후보나 정당이 있다면, 그곳(미국)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그 정당이나 후보를 뽑지 말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주 방위군과 주 경찰이 미·멕시코 육로 국경을 무단으로 넘은 이민자들을 붙잡아 국경으로 되돌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밀입국자들을 돌려보내는 일은 주로 연방정부가 담당해왔고, 주 방위군이나 주 경찰은 이민자들을 붙잡아 국경순찰대에 넘기는 역할을 해왔는데, 주 군경의 권한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주지사 선거에서 3연임에 도전하는 애벗 주지사는 조 바이든 미 정부가 이민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강경한 자체 이민정책을 고수해왔다.
멕시코는 전날 애벗 주지사의 방침이 알려진 직후에도 외교부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국에선 연방 정부만이 이민법을 집행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텍사스주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내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그것(텍사스주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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