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군이 대만에 대한 공중 무력 시위를 벌이면서 올해 들어 전투기 투입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자체 집계한 결과 올 상반기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군 군용기는 총 555대이며, 이중 전투기(폭격기, 공격용 헬리콥터 포함)가 398대라고 전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대만 ADIZ에 진입한 중국군 전투기는 187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중국군 군용기는 또한 점차 바시 해협 남부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며 통일을 준비하는 중국은 2020년 말부터 거의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군용기를 보내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대만국제전략연구회 왕쿵이 회장은 SCMP에 "과거 인민해방군의 지역 내 공중 훈련과 다른 임무는 정찰기와 조기 경보기를 포함한 저속 비행 지원 비행기들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몇개월 간 인민해방군은 대만 인근 상공과 서태평양의 주요 관문인 바시 해협 남쪽에서 전투기의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23일에는 중국군 전투기 35대가 다른 4대의 지원 항공기와 함께 대만 ADIZ 남서부에 진입했고, 5월 31일에는 22대의 전투기가 다른 8대의 지원 항공기와 같은 구역으로 진입했다.
왕 회장은 "지원 항공기들과 동반 출격한 전투기들은 인민해방군이 효과적인 타격 그룹을 형성해 적을 상대하도록 하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해군 작전이 강화되도록 한다"고 말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 제중 선임 연구원은 "공중 급유기의 개발로 인민해방군은 더 많은 전투기를 훈련과 다른 임무를 위해 출격시킬 수 있게 됐고, 더 멀리까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인민해방군은 전투기 17대를 남중국해 프라타스(둥사군도·東沙群島) 인근으로 출격시키면서 올해 처음으로 공중 급유기인 윈(Y)-20을 함께 내보냈다.
이는 전투기로 공중전 우위를 확보한 가운데 안전지대에서 공중 급유 실시를 훈련한 것이라고 앞서 중국 관영매체는 소개했다.
제 연구원은 인민해방군의 주요 목적은 대만해협에서 제1열도선(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 해협을 잇는 대중방어선) 혹은 더 멀리까지 공중 우위를 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Y-20 덕에 전투기가 제1열도선 너머까지 날아갈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공중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요한 공중 급유기 대량 생산에는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알렉산더 황 대만 담강대학 교수는 "중국군의 이러한 활동 증가가 전투 대비 훈련이든 미국과 그 동맹의 역내 활동에 대한 대응이든, 중국이 서서히 대만을 둘러싼 분쟁에 대비해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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