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G20·APEC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엔 즉답 피해
태국 방문 블링컨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스리랑카 혼란 더해"
(방콕·워싱턴=연합뉴스) 강종훈 강병철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중 정상간 접촉 계획과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수주 내 대화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태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방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접촉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회동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두 사람의 회담이 향후 정상간 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지난달 18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머지않아 통화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또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가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그는 '방콕에서 11월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 참석이 확정됐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미국도 참가하겠지만 누가 참석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태국 방문은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그의 태국 방문에 앞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이달 5일 태국을 찾아 쁘라윳 짠오차 총리 등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겨냥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체제를 구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 지역의 여러 국가와 자유롭고 열린 안전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APEC,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을 그 방식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각국에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 발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동남아 지역에 대한 미중간 경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저 수준의 기준이 아니라 가장 높은 수준의 기준에 따라 일을 하는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우리는 인프라에 투자하면서 상대국에 채무를 안기지 않고 부패를 확산시키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경제 협력 관행을 비판한 뒤 "중국이 높은 기준에 따른 경쟁에 참여한다면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콕 회견에서는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블링컨 장관은 연료와 식량부족으로 최악의 경제난에 처한 스리랑카에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이 스리랑카 사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이 세계 곳곳에 주는 충격을 목도하고 있다"며 "스리랑카의 상황을 좋지 않게 만들었을 수 있는 러시아의 침공이 세계 전역에 미칠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세계 식량 안보가 심각하게 악화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묶여 있는 약 2천만t의 곡물이 세계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라고 러시아에 재차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그는 "모든 아세안 회원국들이 미얀마 군정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중국도 미얀마의 민주주의 복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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