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예멘 내전 민간인 살상' 이유로 판매금지…기존엔 최대 수출국
우크라전에 유가 치솟으며 협력 필요성↑…바이든 중동 순방땐 발표안할 듯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측은 지난 5월 국방차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의 방미 등을 계기로 미국 측에 판매금지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미 행정부가 내부적으로 논의에 착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미국이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는 기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미국의 오랜 우방이자 최대 무기 수출국이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엔 불편한 관계가 내내 지속됐다.
인권을 중시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발생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사건을 두고 사우디가 대가를 치르게 하고 사우디 왕족을 '왕따'로 만들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취임 약 한 달 만인 작년 2월에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예멘 내전에서 민간인 살상 등을 이유로 사우디에 대한 '공격 작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격용 무기 판매도 금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 삼아 서방의 제재에 맞불을 놓으면서 미국으로선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협조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반(反)이란 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협력도 중요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13∼16일 중동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를 취임 후 처음 방문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그는 최근에는 예멘 내전의 임시 휴전이 두 달 연장된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사우디가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였다"고 호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다만 공격용 무기 판매 재개 관련 논의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로, 바이든의 방문 기간에는 관련 발표가 없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전했다.
아울러 사우디가 당초 판매 금지 조처의 원인이 된 예멘 내전을 끝내기 위한 확실한 진전을 끌어낼 지가 무기 지원 여부를 결심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이 공격용 무기 판매를 재개하면 공화당은 물론 친정인 민주당의 비판에도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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