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ICT 정책 전반 집중적 감사' 관측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지난달부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나란히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전반에 대해 집중적 감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ICT업계와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과기정통부에 15명 안팎의 인력을 보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과기정통부 상대 감사는 특정 정책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특정감사(정책감사)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과기정통부 '디지털 뉴딜'과 4차산업혁명위원회 '대한민국 데이터 119' 정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뉴딜은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사회 전반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해 추진한 국가 혁신 프로젝트다. 데이터댐 구축과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5세대(5G) 이동통신 융합 등 데이터와 네트워크, AI 생태계 강화 등이 포함된다. 과기정통부가 책정한 예산은 작년 2조878억원, 올해 2조7천300억원이다.
데이터 119 프로젝트는 공공데이터를 민간기업에 개방해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 창출에 활용토록 하는 국가 데이터 정책 추진방향이다.
감사원은 아울러 지난달 22일부터 방통위를 상대로 3년만에 정기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원의 방통위 상대 정기감사는 연초부터 계획이 공개됐던 것이기는 하지만, 방통위 주변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향한 여권의 사퇴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감사원이 ICT 유관 부처들인 방통위와 과기정통부에 대해 동시에 대규모 감사를 벌이면서, 양 부처 안팎에서는 공직자가 논쟁적인 사안이나 책임질 만한 결정을 회피하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으로 ICT 정책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정부에서 데이터와 AI 인재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공무원들이 정권 교체 후 감사와 징계 등에 시달릴 경우,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AI 반도체 인력 양성 등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이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데이터댐 구축이나 인재 양성 등은 한 해, 두 해 만에 나오는 성과가 아니라 꾸준히 물을 주고 가꿔야 몇 년 지나 꽃을 피운다"며 "공무원들은 정치적 의도 없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실력 있는 재원이 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적 지원에 힘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방통위 정기감사와 과기정통부 특정감사에 대해 "감사계획에 따라 하는 것일 뿐, 구체적인 것은 말할 수 없다며"며 "현재 자료 수집단계로, 실질 감사 진행 등은 검토 결과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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