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8·10·11월 중 두 차례 0.25%p씩 추가 인상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13일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추가 '빅 스텝'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p) 올렸다.
이창용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빅스텝'이 예외적 상황에서의 선제적 대응임을 강조하며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가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경우 금리를 25bp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표했다"며 "이에 8월 연속 '빅 스텝' 가능성은 해소됐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한은의 물가 전망 기본 경로는 당분간 6%를 상회하나 3분기 말에서 4분기에 정점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물가 중심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는 점차 성장 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속 '빅 스텝' 인상은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경기회복세 둔화, 민간 부채의 상환 부담 증가, 취약부문 부실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점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물가 상방 요인이 여전히 우세하다"며 "여전히 한은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안정이라는 점은 변함없으며, 기준금리는 8·10·11월 중 두 차례 25bp씩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2.2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일단 0.50∼0.75%포인트로 커졌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미국 기준금리가 0.00∼0.25%포인트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한미 금리 역전 우려를 두고 "역전 자체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해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특히 낮게 봤다.
이 총재는 "과거에도 금리가 역전된 경우가 세 차례 있었고, 단순히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냐보다, 자본·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및 곡물 가격 등이 반락한 가운데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며 "연준이 75bp 인상을 단행하면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되겠지만, 한은은 이 또한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도 "한미 금리 역전의 폭보다는 통화가치 약세가 한국만의 문제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총재의 언급이 있었다"며 "현재는 글로벌 강달러 환경이기에 금리 역전과 그 폭이 커지는 것은 중앙은행의 대응 영역이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미국 금리 인상에 면밀히 대응해 우리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급박성이 덜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금리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올리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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