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총기참사 피해자 가족들, 美 연방의회 앞에서 시위

입력 2022-07-14 05:03   수정 2022-07-14 17:06

시카고 총기참사 피해자 가족들, 美 연방의회 앞에서 시위
공격용 무기 금지 등 연방 차원의 총기 규제 입법 촉구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지난 4일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들, 인근 지역 주민들이 연방 차원의 총기폭력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방문해 민주·공화 양당의 여러 의원들을 만난 후 의사당 앞에 모여 '공격용 무기 금지',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이 명시된 입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윌멧에 사는 키티 브랜트너는 "하이랜드파크 총기 참사로 숨진 7명의 피해자가 총기난사로 목숨을 잃은 마지막 미국인들이 되어야 한다"고 시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총기 참사로 지역 주민들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생존자와 가까운 이웃들을 모아 '마치 포스'(March Fourth) 그룹을 만들고 전국의 총기사고 피해 가족들과 함께 행동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들은 워싱턴DC에서 딕 더빈·태미 덕워스 등 일리노이를 지역구로 하는 두 연방 상원의원을 필두로 민주·공화 양당의 상·하원 의원 10여 명을 만났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의사당 앞 시위에는 지난 5월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텍사스주 유밸디 주민 50여 명도 동참했으며 일부 의원들도 나와 연설을 했다고 CBS방송이 보도했다.
브랜트너는 "하이랜드파크 총기난사 사건의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100여 명이 연방 입법자들과 만났다. 법안이 마련되기까지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오늘은 매우 특별하고 감격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가족이 총기폭력의 피해 당사자가 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며 "지금 우리 목소리는 미약하지만 고장난 레코드처럼 반복해 소리를 내다보면 언젠가 답을 얻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브랜트너와 '마치 포스' 회원들은 앞으로 더 많은 연방 의회 의원들을 만나 공격용 무기 금지 등의 입법 필요성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시위대는 "총기폭력의 직접적 피해를 당하지 않은 이들이 피해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낼 때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미 전역에 동참을 당부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시카고 북부 미시간호변의 안정적 주거지 하이랜드파크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했다.
독립기념 축하 퍼레이드 관람객들을 향해 고성능 소총을 난사하고 달아났던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3세(21)는 경찰에 체포돼 7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DC 시위에 참여한 하이랜드파크 주민 아이비 도몬트는 "(참사 당시)퍼레이드 행사장에 총성이 울려 5살이 채 안된 어린 세 자녀를 안고 무작정 달렸다"면서 "총알이 어디서 날아오는 지도 알 수 없었다. 주차장 한 켠의 대형 쓰레기 수거함 옆에 몸을 피하고 숨죽인 채 앉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다른 시위 참가자 에밀리 리버먼은 "어려서부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 참여했고 올해도 온가족이 행사장에 나갔다"며 "평화로운 동네의 아름다운 축제 날이 폭력으로 물든 비극적인 날이 되어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공격용 무기를 오늘 당장 연방 차원에서 금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치적 액션이 아니다. 좌·우 이념과 상관없이 우리 모두는 살아남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chicagorho@yna.co.kr
도주 대비해 여장까지…시카고 총기난사범은 치밀했다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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