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 반도체 회사에 투자하려 하자 대만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14일 로이터통신과 대만 언론에 따르면 폭스콘의 중국 상장 자회사인 '폭스콘 산업 인터넷'은 반도체 제조업 진출을 위해 98억 위안(약 1조9천억원)을 투자해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대만 당국은 사전 허가를 받으라고 폭스콘에 통보했다.

대만 경제부 투자위원회의 리오루 차관은 전날 "폭스콘과 연락을 취했다"면서 "(폭스콘이) 어떤 조치를 하기 전에 이번 건을 검토해야 함을 상기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스콘이 대만 정부의 이런 방침을 어기면 2천500만 대만달러(약 1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첨단 반도체 산업에 대해 강한 야망을 드러내면서 경제 스파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대만 내에서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는 대만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중국에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건설을 금지하는 법률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폭스콘은 칭화유니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규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가 대주주이던 칭화유니는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지난 10년여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으로 불릴 정도로 성장했으나, 공격적인 투자가 실패해 막대한 빚을 안고 파산 위기에 몰려 있는 상태다.
애플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기업인 폭스콘은 최근 자동차에서 전자제품까지 많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칩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반도체 생산공장 인수를 시도해왔다.
한편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 간 이른바 '칩 4 동맹'을 추진하기로 하고 우리 정부에 8월 말까지 참여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