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G20 회의서 "팬데믹 대비 국제기금에 3천만달러 지원"

입력 2022-07-17 12:00  

추경호, G20 회의서 "팬데믹 대비 국제기금에 3천만달러 지원"
"통화정책 정상화 면밀히 조율해야…자본이동 대응 공조 필요"
"세계 경제 위기감에 귀국 발걸음 무거워…국내 경기 활력 제고 방안 강구"
"회원국 간 갈등으로 합의문 채택 무산돼 아쉬움"



(발리=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정부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대응을 위해 세계은행(WB)에 설치되는 펀드(금융중개기금·FIF)에 3천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팬데믹 시대 대비를 위한 첫 걸음인 WB 이사회의 FIF(금융중개기금) 설립안 통과를 환영하고 G20의 적극적인 지지를 촉구한다"며 이러한 기여 계획을 밝혔다.
FIF는 세계보건기구(WHO) 중심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는 인식에 따라 미래의 팬데믹 대응·공조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되는 기금이다. 지난달 30일 FIF를 설치하는 방안이 세계은행 이사회를 통과했다.
추 부총리는 "FIF 의사결정 구조가 수혜국의 충분한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기여국가 중심이 돼야 하며, 논의 과정에서 WHO가 충분한 기술적 조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5천만달러), 일본(1천만달러 초기지원), 이탈리아(1억달러), 아랍에미리트(UAE·2천만달러) 등 주요국도 FIF 지원 규모를 발표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4억5천만달러를 기금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독일(5천만유로), 인도네시아(5천만달러), 영국(2천500만유로), 싱가포르(1천만달러)도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오는 9월 FIF 설립을 위해 후속 조치를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세계은행에 촉구했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크게 약화했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전쟁이 수요·공급 불일치, 공급망 차질, 식량·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가속하고 있으며, 저소득국과 취약계층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원인을 놓고 회원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문(공동성명) 채택은 불발됐다. 서방 국가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지만, 러시아는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현 경제 상황을 초래했다며 맞섰다.



추 부총리는 G20 회의에서 "자유무역, 다자 경제통상 플랫폼을 통한 세계 경제의 상호 연결성 강화, 선진국·개발도상국 균형 발전을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의 면밀한 조율, 기후 변화와 디지털 전환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구조적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공동의장직을 수행 중인 국제금융체제 세션에서는 "글로벌 자본이동 변동성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 간 명확한 소통과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며 취약국 채무구제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 가시적인 성과 도출 노력을 촉구하고, 자본 적정성 검토 등 다자개발은행(MDB)의 대출 역량 확충을 지지했다.
추 부총리는 도입 시기가 2024년으로 1년 연기된 디지털세 필라1(매출 발생국에 대한 과세권 배분)과 관련해 "단계적 도입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등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속 가능 금융과 관련해 "정책적 선택지를 에너지 소비 관점의 탄소 배출권 거래제, 탈탄소화 지원뿐 아니라 원전 활용도 제고 등 에너지 생산 관점에서의 에너지 믹스도 폭넓게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추 부총리는 취재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회원국 간 갈등으로 합의문 채택이 무산돼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세계 경제 상황과 대응에 관한 각국 재무장관의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을 나눴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관해 많이 고심하고 있고, 물가 안정은 민생을 위해 가장 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정책 과제라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추 부총리는 "G20 회의에서 논의되는 위기감을 접하고 국내에 산적한 정책과제를 바라보니 귀국하는 발걸음도 무겁다"며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 확대로 국내 경기 회복 흐름이 제약받지 않고 활력을 높일 방안을 지속해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이기도 하다.
정부는 G20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마련해 오는 10월 G20 재무장관회의와 11월 G20 정상회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momen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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