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미만은 중증화율 낮고 의료부담 크지 않아"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유럽 주요국들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추가 접종) 대상 연령을 60세 이상으로 낮추고 있지만 스위스는 '80세 이상'이라는 연령 하한선을 바꾸지 않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2차 부스터 샷을 맞을 것을 권장하는 연령이 스위스에서는 80세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EU는 방역·보건 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와 유럽의약품청(EMA)이 중심이 돼 지난 11일 부스터 샷 2차 접종 대상을 80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낮추라고 권고하는 상황이지만, 스위스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 것이다.
스위스는 EU 회원국이 아니므로 권고가 영향을 미칠 이유는 없지만, 주변국들의 방역 정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EU 보건당국의 권고가 나온 이튿날인 이달 12일 60세 이상 2차 부스터 샷 접종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고, 프랑스는 이미 4월부터 이런 접종 방안이 시행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카를 라우터바흐 보건장관이 언론 인터뷰에 나와 60세 이하의 성인도 2차 부스터 샷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할 정도다.
스위스가 곧장 2차 부스터 샷 접종 대상을 확대하지 않는 것은 나이가 많은 노인이 아니면 코로나19에 걸려도 중증화할 우려가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80세 미만의 성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을 찾게 되더라도 의료계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2차 부스터 샷 접종 연령을 60세까지 낮추는 일은 여러 가지 행정적 번거로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다.
스위스 연방 백신위원회 크리스토프 베르거 위원장도 지난 5일 기존 부스터 샷 접종 방안을 유지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다른 대상자들에 대한 추가 부스터 샷은 권장되지 않는다. 국가마다 역학적 상황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맞춰 조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각은 EU 보건당국의 판단과 차이점이 있다.
유럽 의약품청 측은 감염자 수와 사망률, 중환자실 점유율 등이 EU 전역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재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추가 부스터 샷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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