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북유럽국가, 테러온상"…나토 가입신청 스웨덴·핀란드 압박 지속
"F-16 수출 조건, 구속력 없어"…시리아 내 군사활동 재개 입장 불변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우크라이나·러시아·튀르키예·유엔이 벌이는 4자 협상에 대해 "금주 협상에서 서류에 서명함으로써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란 테헤란에서 러시아·이란과 3자 정상회담 후 귀국길 기내에서 "지난주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통해 유엔의 계획에 따른 절차의 대체적 개요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곡물 수출을 위한 계획이 조만간 실행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과 핀란드를 겨냥해 "대부분 북유럽 국가가 테러의 온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나토 회원국 역시 튀르키예가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는 집단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는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신규 회원국 가입이 허용되지만,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과 핀란드가 비호하는 것 아니냐며 가입 찬성에 합의한 이후로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하원에서 튀르키예에 수출할 F-16이 그리스 영공을 침범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부여한 데 대해서는 구속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F-16 판매에 대해 어떤 조건도 달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쿠르드 자치정부의 무장세력인 쿠르드민병대(YPG)를 겨냥한 군사활동 재개 의사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시리아 관련 문제에 대한 약간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러시아, 튀르키예가 반(反)테러리즘에 합의했다"며 "시리아 내 YPG를 겨냥한 작전은 안보 우려가 해결될 때까지 튀르키예의 의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2019년 YPG가 PKK의 분파라고 주장하며 시리아 국경을 넘었고, YPG를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0㎞ 밖으로 밀어내는 조건으로 휴전했으나 이후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며 군사활동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와 천연가스 및 아쿠유 원자력발전소 사업에서도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 원자력공사 로스아톰을 통해 2018년부터 남부 귈나르에 아쿠유 원전을 건설 중이며, 자국 가스 수요의 약 4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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