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미얀마 인구 40% 빈곤층 전락…쿠데타로 상황 악화"

입력 2022-07-23 17:41  

세계은행 "미얀마 인구 40% 빈곤층 전락…쿠데타로 상황 악화"
지난해 GDP, 사상 초유 18% 감소…올해 물가 15% 상승 예상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군부가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서 전체 인구의 40%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이 2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군부의 쿠데타 이후 미얀마 빈곤층은 인구 5천500만명의 약 40%인 2천200만명까지 늘어났다.
현지 언론 이라와디는 이는 지난 15년간 보지 못한 수치라며, 2005년 48.2%였던 빈곤율이 2017년에는 24.8%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최근 10여 년 동안 진척된 빈곤 탈출 노력과 성과가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고 비판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기준에 따르면 미얀마 빈곤층은 하루 생활비가 1천590짯(약 1천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해 미얀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로, 군부가 미얀마 역사상 최초 쿠데타를 일으켰던 1962년 이래 최악이었다.
게다가 올해 미얀마 소비자 물가는 1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돼 미얀마 국민들의 생활고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예상했다.
지난해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연이어 철수하고 은행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군부와 저항 세력의 끊이지 않는 무력 충돌 속에 물가는 치솟아 경제난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 군정은 수입 규제와 계속된 외환 정책 실패로 수출입 시장을 파괴하며 양곤과 만달레이 같은 대도시에서도 연료 부족 현상을 촉발하는 등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총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작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이후 저항 세력과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고문과 살인을 저질러 지난 17개월 동안 2천111명이 숨졌고, 1만4천842명의 시민이 체포·구금됐다.
202134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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