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식량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닷새간 일정으로 이집트 등 아프리카 4개국 지도부와 잇달아 만난다고 24일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만나 밀 공급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계 주요 밀 수입국인 이집트는 매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1천100만∼1천300만t의 밀을 구매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혀 곡물 등 가격이 급등하자 이집트는 식량안보 등을 이유로 밀과 식물성 기름, 옥수수 등 수출을 차단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식량 공급 문제 외에 에너지 분야와 리비아 내전 등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집트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뒤 에티오피아, 우간다, 콩고공화국 등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엔, 튀르키예(터키) 등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막혔던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과 러시아의 곡물·비료 등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4자 협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협상 주체들은 흑해에 안전 항로를 마련해 이곳을 지나는 수출입 선박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또 이번 순방에 앞서 아프리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식량과 비료, 에너지 등을 공급하기 위한 의무를 계속해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자 협상안 타결 이튿날인 지난 23일 러시아군이 주요 곡물 수출항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기반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하자 합의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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