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82.5·비제조업 91.4로 3개월 연속 동반 부진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상태 지속으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내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약 2년 만에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1∼15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8월 BSI 전망치가 86.9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지수가 기준점인 100 이상이면 전월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BSI가 9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었던 2020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기준점 100을 넘다가 6개월 이내에 10포인트(p) 이상 하락한 사례로 따지면 내달 전망치는 지난 3월(102.1) 대비 5개월 만에 15.2p 급락한 것으로,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당시인 2015년 3월 103.7p에서 4개월 만인 7월 84.3p로 19.4p 하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업종별 8월 BSI는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 모두 3개월 연속 부진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3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전경련은 고물가, 금리인상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업(107.1)과 의약품(100.0)만 기준선인 100을 웃돌거나 턱걸이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100을 넘은 업종이 없었다.
조사 부문별 8월 BSI를 보면 고용(103.4)만 2개월 연속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자금사정(89.6), 채산성(89.6), 내수(89.9), 수출(93.9), 투자(98.2), 재고(105.2) 모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다른 부문과 달리 재고의 경우 기준선 100을 넘을 경우 부정적 전망(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특히 채산성과 자금사정은 2020년 8월(채산성 85.1, 자금사정 88.3)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단가가 오른 것이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더 악화될 위험성이 커졌다"며 "기업의 세 부담 경감으로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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