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핵무기 보유 용인' IAEA 비판…"핵협상 교착은 미국 탓"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복원되지 않는 한 자국 핵시설 감시 카메라 운영을 재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하메드 에슬라미 원자력청(AEOI)장은 25일(현지시간)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서방이 JCPOA에 복귀하지 않는 이상 이란이 IAEA 감시 카메라를 재가동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에슬라미 청장은 "지난 20년간 서방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주장해왔으나, 현실은 그와 맞지 않았으며 이란의 핵 활동은 늘 공개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달 자국을 규탄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에 반발해 주요 핵시설의 감시 카메라 운영을 중단했다.
핵시설 감시 카메라는 2015년 체결한 핵합의에 따라 설치된 것인데,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한 이상 이를 통한 핵사찰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이란의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최근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IAEA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IAEA의 이란에 대한 평가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반발했다.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 핵 활동과 관련해 언제나 비전문적이고 불공평한 접근을 해왔다"고 날을 세웠다.
칸아니 대변인은 IAEA가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묵인하면서 이란을 비난하는 데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면서 NPT(핵확산금지조약) 서명국인 이란의 핵 활동은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핵협상과 관련해 칸아니 대변인은 "이란은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이 건설적인 행동을 한다면 빠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P5+1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은 지난 3월 타결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란과 미국은 혁명수비대(IRGC)의 외국 테러 조직(FTO) 지정 철회 문제를 놓고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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