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토프랭스 내 빈민촌서 갱단 다툼 계속…유엔 구호물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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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 수도에서 갱단 간의 다툼이 이어지면서 사상자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유엔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시테솔레이 지역에서 발생한 갱단 유혈 사태로 지난 8∼17일 사이 총 471명이 살해되거나 다쳤거나 혹은 실종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중 사망자가 몇 명인지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앞서 아이티 인권단체 국가인권수호네트워크(RNDDH)는 300명가량이 사망하고 160명이 다쳤다고 집계한 바 있다.
포르토프랭스 서부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빈민촌 시테솔레이에선 이달 초 'G9'와 'GPEP'라는 두 라이벌 갱단의 영역 다툼이 거세지면서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 갱단의 조직원은 물론 무고한 주민들의 희생도 이어졌다.
이날 유엔은 이 지역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도 발생하고, 갱단이 소년들을 영입하는 일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또 최소 140채의 주택이 파괴되거나 불탔으며,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수백 명을 포함해 3천 명의 주민이 폭력을 피해 피란했다고 유엔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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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마을을 빠져나와 인근 학교에 대피 중인 12살의 에스페랑시아 레미는 이날 EFE통신에 "총성이 너무 커서 아직도 머릿속에 울린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탈출한 또 다른 여성은 "사람들을 산 채로 불태우는 걸 봤다"고 전했다.
아직 마을에 남은 사람들은 물도 음식도 없이 사실상 고립돼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세계식량기구(WFP) 등 유엔 기구들은 지난 19일 이 지역에 구호품 전달을 시작했다.
WFP는 매주 7천 명분의 쌀, 콩, 식용유 등 비상식량을, 유니세프는 이틀간 2만 명이 마실 수 있는 물 31만2천L 등을, IOM은 위생용품, 담요 등을 전달했다.
울리카 리처드슨 아이티 주재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은 "빈곤과 치안 악화, 최근의 갱단 폭력 사태로 시테솔레이는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유엔은 아동 등 취약 계층들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란을 틈타 갱단의 세력이 더욱 커진 아이티에선 지난 4∼5월에도 포르토프랭스 북부에서 갱단 다툼이 격화하며 150명가량이 숨진 바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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