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8.5%→-6.0% '상향'
"제재 효과는 시간 갈수록 커져"…내년 전망치 -2.3%→-3.5%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에너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제재를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평가했다.
IMF는 26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월 전망치 -8.5%에서 2.5%포인트 상향한 -6.0%로 올렸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올해 -6.0%의 역성장을 하는 러시아는 상당히 큰 경기침체를 겪는 것"이라면서도 러시아가 예상보다 선전하는 것은 제재 초기에 러시아 중앙은행과 관료들이 은행 위기를 극복하고 금융 붕괴를 잘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제외되고 글로벌 펀드 투자 대상에서도 배제됐다.
하지만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수출 강국인 러시아는 급상승한 에너지 가격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브렌트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만 해도 배럴 당 80달러였지만 전쟁 직후인 3월 129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지금은 105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다시 전고점까지 오르고 있다.
IMF는 "2분기에 미국과 중국 등 메이저 경제권역은 경제가 침체했으나 러시아 경제는 원유와 비 에너지 부문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유지되면서 당초 전망보다 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내수 수요도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가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아니라고 고린차스는 말했다.
IMF는 러시아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로 설정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2.3%)보다 1.2%포인트 더 낮아진 것이다.
고린차스는 "제재의 누적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대(對) 러시아 제재의 여파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끊고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입을 막으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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